[+73] 엄마라서
드라마를 보다 남편에게 던진 그 한마디.
"감자탕 먹고싶어."
시켜먹어볼까 했지만, 배달책자에는 감자탕이 없어서 포기했다.
그리고 지난 주말, 남편이 감자탕을 포장해왔다.
토요일 저녁, 일요일 아점을 감자탕으로 맛있게 먹고
일요일 오후 친구들이 놀러와서 재밌게 놀다가 저녁으로 남편이 스테이크를 구워줘서 또 맛있게 먹었다.
보통 평일에는 홀로 육아하느라 밥 한끼 제대로 먹기도 힘든데, 주말이라 잘먹어서 그랬는지일요일 저녁을 맛있게 먹고부터 위가 쓰리기 시작했다.
원래도 위가 약했고, 갑자기 너무 잘먹어서 체했나 싶었는데 급기야 배탈까지.
결국 월요일까지도 컨디션이 계속 너무 안좋았다.
위의 쓰림은 덜해졌지만 계속 배탈나고, 37.7도에서 38도를 웃도는 미열이 나던 상황.
열 때문인지 몸은 계속 쳐지고,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아기는 그 날 따라 더 보채고, 결국 출근한 남편에게 SOS를 쳤다.
오늘 야근안하고 일찍 퇴근하면 안되냐고.
그날 남편은 출근한지 2시간만에 조퇴하고 집으로 왔다.
내 부탁으로 사온 타이레놀 한 알 먹고 따뜻한 물로 씻고, 자고싶었는데
남편 성화에 못이겨 결국 병원을 찾았다.
걸어서 10분도 채 안걸린 병원을 가는데만 3번을 주저앉았다.
그치만 의사는 제대로 진료도 보지않고, 체온만 재보고 증상듣고 '원래 장염 증상이 그래요.' 그 한마디.
수유부라고 말했더니 주사는 맞지말고 약만 3일치 지어줄테니 설사가 멈추지않으면 다음날 다시 오라고했다.
일부러 수유중이라 산부인과와 같이 있는 내과로 간건데. 다신 그 병원에 가지않겠다 다짐하며.
고맙게도 화요일에는 친구가 와서 같이 아기를 돌봐주느라 한결 수월했고, 조카 100일까지 돌본 친구에게 아기가 모빌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까지.
나는 월요일 하루 두끼를 죽으로 떼우고, 점심과 저녁 약을 먹고 배탈도 멈추고 열도 나지않아 약을 안먹고있다.
수유부도 먹을 수 있는 약이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은 마음에, 약먹고 나서 모유는 유축해서 버리기도 했다.
마음이 참 그렇다.
아기도 먹을 수 있는 약이라고, 약 설명도 나와있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먹기가 두렵다.
그러니 아프지말아야겠다 생각했다.
이 작디 작은 아기는, 내 감정을 온 마음으로 다 받아들이는지, 그 불안과 두려움을 온 몸으로 표출해낸다.
나는 엄마니까, 엄마라서, 엄마이기 때문에
더 힘을 내야겠다.
사랑한다 나의 아가♥